본문 바로가기
📁One Book, One Action

결코 완벽하지 않은 엉성한 해결책, 클루지kluge(by. 개리 마커스)

by 꿈 많은 여우 2023. 3. 16.

클루지
클루지, 개리 마커스

 

아마 많은 사람들이 '클루지'라는 책은 자청님의 '역행자'를 보고 읽게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인데요, 앞부분을 조금 보다 포기했습니다. ㅋㅋ 대충 무슨 말인지도 알겠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도 알겠는데, 잘 읽히지가 않더라고요. 번역이 문제인 건지, 저자의 서술 방식이 문제인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뒷 부분 역자의 말 부분만 보고 덮었습니다. 이 책, '클루지'는 진화심리학에 대한 내용인데 그 의미에 대한 이해는 옮긴이의 말 부분에서 충분히 소화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불완전하고 모순덩어리인지, 심리학적 오류를 범하며 살고 있는지는 많은 심리학책을 통해, 그리고 공유와 경험을 통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 책은 그러한 근본적인 원인을 인류의 출현, 그 시점의 유전자부터 연관 지어 설명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진화심리학'이라는 새로운 키워드와 카테고리에 대해 알게 된 것으로 이 책은 충분히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진화심리학에 대해 기억해두기 위해, 다음은 옮긴이의 말을 필사해 봤습니다. 

 

 

진화심리학이란, 진화생물학이 유기체의 신체적 또는 생리적 특성들을 적응의 결과로 설명하는 것과 비슷하게, 인간을 포함한 유기체들의 기억, 지각, 언어와 같은 정신적 또는 심리적 특성들을 유기체가 환경에 적응한 결과로 설명하는 학문이 할 수 있다. 

 

예컨대 오늘날 사람들이 자동차 사고로 죽는 일은 아주 비번하지만, 거미나 뱀에 물려 죽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자동차보다 오히려 거미나 뱀을 보면 두려워하고 혐오스러워한다. 그 까닭은 거미나 뱀이 인간 선조들에게 실제적인 위협이었던 반면에 자동차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오래된 환경에서 인간 뇌가 진화를 통해 습득한 공포 학습 기제가 오늘날의 환경에서 부적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저자에게 인간의 마음이란 오히려 일종의 '클루지kluge'에 가깝다. 클루지란 공학자들이 결코 완벽하지 않은 엉성한 해결책을 가리킬 때 쓰는 통속적인 표현이다. 

 

다시 말해 진화란, 마치 뛰어난 공학자가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처럼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진화해 온 것들을 바탕으로 당장 그런대로 쓸 만한 해결책이 발견되면, 그것이 선택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인간의 마음은 불완전하고 때때로 엉뚱한 문제를 이야기하는, 곧 클루지 상태가 되는 것이다. 

 

기억, 신념, 의사결정, 쾌락 등의 여러 측면에서 저자가 보여주는 반사 체계와 숙고 체계의 갈등은 쾌락원리를 좇는 무의식적 원초아id와 현실원리를 좇는 의식적 자아ego의 갈등으로 인간 심리를 묘사한 프로이트 이론의 현대적 해석으로 간주도리 수 있는 흥미로운 것이다. 

 

 

반응형

댓글